이승애는 한 장의 종이 위에 연필로 모종의 형상을 그리고 지워내기를 반복한다. 선명하게 형태를 갖춰나갔던 이미지는 곧 다시 흐릿한 흔적이 되고, 그 흔적은 다시 그다음의 이미지를 불러일으키는 단초가 된다. 그리고 이렇게 반복적으로 지워지고 다시 그려진 형상은 모종의 서사구조를 취하며 변화의 추이를 보여주는 영상 애니메이션으로 재생산된다. 논리적 인과 관계에서 벗어나 형상에서 형상으로 자유롭게 이어지는 이미지의 궤적을 추적하는 《달과 구》는 출몰과 소멸의 과정에서 끊임없이 생성되는 새로운 감각으로부터 시작하는 전시이다.
* 오프닝: 2018년 9월 19일(수) 오후 6시, 아마도예술공간
Using a pencil, LEE Seung Ae repeatedly draws and erases a shape on a single sheet of paper. As the image takes form, it gradually becomes a blurred trace that becomes the impetus for the next image. These repeatedly erased and redrawn shapes develop into a narrative structure, which is reproduced in a video animation that showcases their transformation. The exhibition Moon and Sphere traces the trajectory of an image that transcends logical cause and effect, flowing freely from one shape to the next, generating new sensations in the process of emergence and disappear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