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민 개인전 《오프닝》

Sumin Cho Solo Exhibition 𝘖𝘧𝘧-𝘯𝘪𝘯𝘨

아마도예술공간은 2025년 9월 19일부터 10월 19일까지 조수민 개인전 《오프닝Off-ning》을 개최한다. 조수민은 일상의 특정한 조건(들)에 반응해 수립한 자의적 규칙에 따라 일상적 노동을 반복하며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질문해오고 있다. 작가는 2023년 말부터 아마도예술공간 자체를 작업의 주어진 조건으로 부여받고, 이에 반응하는 수행을 지속해왔다.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 《오프닝Off-ning》은 이처럼 작가가 약 2년간 아마도예술공간이라는 특정한 물리적-제도적 조건의 틈새를 점유하며, 공간을 새로이 해석해 온 과정을 펼쳐 보인다.
작가는 10년 넘게 지속되어 온 아마도예술공간의 특성을, 실험을 촉발하는 동시에 정체성을 보존하려는 양가적 의지로 해석한다. 또 이러한 의지가 공간의 물리적 조건과 운영 방식 등 곳곳에 존재하며, 더불어 기관을 과거-미래 사이의 일종의 중간지대로 작동케 하고 있음에 주목한다. 이에 작가는 2년간의 프로젝트 동안, 휴관일이나 개방하지 않는 시간 등 틈새를 일시적으로 점유하며, 전시장의 규칙을 따르면서도 그로부터 비껴가는 반복적 노동을 수행했다.
전시의 제목인 ‘오프닝Off-ning’은 개방, 공개 등을 의미하는 open과 정지, 폐쇄 또는 이탈 등을 의미하는 off라는 모순된 단어의 조합이다. 이러한 조어가 가리키듯, 작가는 “흔적을 남기되, 흔적을 남기지 않는” 고유한 점유의 방식을 통해 기관의 궤적과 흔적들에 새로운 시간을 덧댐으로써 기존의 질서와 흐름을 잠시간 휴지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조건과 작동 방식을 열어젖힌다. 물론 청소 등 일상의 노동과 꼭 같은 작가의 ‘창작’ 행위가 반복되며 작가 스스로의 일상으로 수렴되듯, 이 ‘새롭게’ 놓인 맥락마저도 누군가에겐 또다시 낡은 조건으로 놓이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작가가 어찌할 수 없게 이미 놓인 지반에 발을 디딘 채, 그로부터 비껴 나가는 수행을 반복하며 이쪽이면서 저쪽인, 여기도 저기도 아닌 곳을 일궈내리란 사실만큼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