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 제8회 아마도사진상 공모 최종결과
(원 게시 날짜: 2020.12.27.)
제8회 아마도사진상 공모의 최종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수상자 : 압축과팽창
■ 심사평
1차 심사를 통과한 네 팀의 프리젠테이션과 면접을 거쳐 최종적으로 안초롱과 김주원이 팀원인 압축과 팽창이 아마도 사진상 수상자에 선정되었다.
‘압축과 팽창’이라는 물리학적 용어는 아마도 사진을 하나의 공기로 보고 그것들이 압축, 팽창되는 과정에 개입하는 것을 작업으로 삼는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붙인 이름인 듯하다. (아니면 말고)
압축과 팽창은 그동안 사진이라는 매체를 하나의 데이터로 보고(늘 데이터였지만) 그것을 소재로 놀이가 가능한 프로젝트들을 만들어 왔다. 누가 찍었나와 상관없이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들을 모아 분류, 편집, 재구성, 전시, 유통, 소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 인터넷 등에서 수집한 디지털 데이터들을 모아서 구지 아날로그적 방식으로, 전시장 등에서 소개되었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결국 그들이 작업이 말하는 바는 사진이란 반드시 보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볼 수도 없으면 극히 일부만 접촉 소비가 가능하다는 현재의 사진 환경들에 대한 실증이자, 상징이며 은유이기도 하다. 아날로그적 사진은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하지만 늘 물질이자, 표면이며 동시에 그 모든 것들이 아니라는 말이기도 하다.
압축과 팽창은 사진을 둘러싼 문화적 코드들을 사진을 분류, 편집하는 기준으로 삼아 왔다. 아카이빙처럼 보이나 꼭 그렇지도 않으며, 때로는 대중문화적 관점, 가끔은 결정적 순간과 같은 사진사의 신화들을 추체험, 재구성해보기도 했다.(아마 그런 척했을 수도 있다.)
이번 아마도 사진상에 제출한 프로젝트는 단일 대중문화 콘텐츠 중 가장 성공한 게임이라는 GTA5에 등장하는 도시 로스 산토스가 배경이 된다. (이십여 년 전 심 시티를 잠시 해본 이후 게임과 담을 쌓고 사는 필자는 할 수 없이 이 게임이 무엇인지를 찾아보았다. 로스 산토스는 로스앤젤레스가 모델이라고 하는 데 그래픽에 대한 평가가 아주 높았다. 물론 해볼 생각은 전혀 없다. 필자에게 가장 즐기는 게임은 국제식 당구대에서 하는 아날로그 3쿠션이다.)
그들은 전시 작품 계획서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곳에 모인 모두는 ‘마지막 큰 거 한방’을 위해 살인을 하고, 은행을 털고, 자동차를 훔치고 주가를 조작한다. 압축과 팽창 혹은 찰리와 에코는 ‘큰 거 한방’보다는 이 세계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이 세계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품고 방대한 맵을 떠돌며 사진을 통해 세계를 파악하고자 한다.”
즉 게임 안에 들어가 게임 안에서 사용되는 스마트 폰인 아이플룻을 이용해 로스 산토스를 스톡 사진가 혹은 이글스톤, 쇼어, 루샤, 베허 부부 등처럼 사진 찍겠다는 것이다. 가상 캐릭터가 찍은 가상 도시의 이미지를 다시 현실로 불러와 전시하겠다는 점 자체는 그렇게 새롭지도 놀랍지도 않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을 설득한 것은 사진을 철저하게 하나의 놀이, 게임으로 보면 이 매체의 특성이 어떻게 달라지고 정의될 수 있는가에 대한 집요한 탐색 때문이었다. 물론 현실을 찍건, 가상을 찍건 사진은 늘 세계의 파편이며, 수전 손택이 말한 대로 사진의 수집은 세계를 수집하는 일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 그리고 그 점이 가장 놀라운 것일지도 모른다. 본질적으로 사진은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이다.
아마도 압축과 팽창이 작업을 계속하다 보면 과거와 비교 할 수 없는 거대한 사진이라는 빅 데이터가 무엇을 욕망하는지를 전에 없던 관점에서 보여줄 수도 있을지 모른다. 게다가 거기에 잠재되어있는 사회적 무의식을 날카롭게 폭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아마 작업의 목표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사진, 또는 예술의 흥미 있는 지점은 원래의 목표와 아무 상관 없는 지점에서 그 진면목을 드러낸다는 것이니 “큰 거 한방”을 터트릴지 누가 알겠는가? 아마도 심사위원들은 그 점에 설득당했을 수도 있다. 압축과 팽창이 자신들의 게임을 잘하기를 빌기로 하자. 어차피 셔터는 눌러졌으니까.
(끝으로 선정되지 못한 나머지 3팀도 지속적으로 작업을 잘해나가길 바란다. 그들이 선정되지 못한 것은 그저 운이 좀 따르지 못했을 뿐이다. 작품의 수준도 모두 높았고 가능성도 많았다. 나를 포함해 누구의 작품에나 있는 약점은 스스로 잘 알테니 알아서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심사위원을 대표해서 강홍구 씀
제8회 아마도사진상 공모의 최종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수상자 : 압축과팽창
■ 심사평
1차 심사를 통과한 네 팀의 프리젠테이션과 면접을 거쳐 최종적으로 안초롱과 김주원이 팀원인 압축과 팽창이 아마도 사진상 수상자에 선정되었다.
‘압축과 팽창’이라는 물리학적 용어는 아마도 사진을 하나의 공기로 보고 그것들이 압축, 팽창되는 과정에 개입하는 것을 작업으로 삼는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붙인 이름인 듯하다. (아니면 말고)
압축과 팽창은 그동안 사진이라는 매체를 하나의 데이터로 보고(늘 데이터였지만) 그것을 소재로 놀이가 가능한 프로젝트들을 만들어 왔다. 누가 찍었나와 상관없이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들을 모아 분류, 편집, 재구성, 전시, 유통, 소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 인터넷 등에서 수집한 디지털 데이터들을 모아서 구지 아날로그적 방식으로, 전시장 등에서 소개되었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결국 그들이 작업이 말하는 바는 사진이란 반드시 보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볼 수도 없으면 극히 일부만 접촉 소비가 가능하다는 현재의 사진 환경들에 대한 실증이자, 상징이며 은유이기도 하다. 아날로그적 사진은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하지만 늘 물질이자, 표면이며 동시에 그 모든 것들이 아니라는 말이기도 하다.
압축과 팽창은 사진을 둘러싼 문화적 코드들을 사진을 분류, 편집하는 기준으로 삼아 왔다. 아카이빙처럼 보이나 꼭 그렇지도 않으며, 때로는 대중문화적 관점, 가끔은 결정적 순간과 같은 사진사의 신화들을 추체험, 재구성해보기도 했다.(아마 그런 척했을 수도 있다.)
이번 아마도 사진상에 제출한 프로젝트는 단일 대중문화 콘텐츠 중 가장 성공한 게임이라는 GTA5에 등장하는 도시 로스 산토스가 배경이 된다. (이십여 년 전 심 시티를 잠시 해본 이후 게임과 담을 쌓고 사는 필자는 할 수 없이 이 게임이 무엇인지를 찾아보았다. 로스 산토스는 로스앤젤레스가 모델이라고 하는 데 그래픽에 대한 평가가 아주 높았다. 물론 해볼 생각은 전혀 없다. 필자에게 가장 즐기는 게임은 국제식 당구대에서 하는 아날로그 3쿠션이다.)
그들은 전시 작품 계획서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곳에 모인 모두는 ‘마지막 큰 거 한방’을 위해 살인을 하고, 은행을 털고, 자동차를 훔치고 주가를 조작한다. 압축과 팽창 혹은 찰리와 에코는 ‘큰 거 한방’보다는 이 세계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이 세계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품고 방대한 맵을 떠돌며 사진을 통해 세계를 파악하고자 한다.”
즉 게임 안에 들어가 게임 안에서 사용되는 스마트 폰인 아이플룻을 이용해 로스 산토스를 스톡 사진가 혹은 이글스톤, 쇼어, 루샤, 베허 부부 등처럼 사진 찍겠다는 것이다. 가상 캐릭터가 찍은 가상 도시의 이미지를 다시 현실로 불러와 전시하겠다는 점 자체는 그렇게 새롭지도 놀랍지도 않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을 설득한 것은 사진을 철저하게 하나의 놀이, 게임으로 보면 이 매체의 특성이 어떻게 달라지고 정의될 수 있는가에 대한 집요한 탐색 때문이었다. 물론 현실을 찍건, 가상을 찍건 사진은 늘 세계의 파편이며, 수전 손택이 말한 대로 사진의 수집은 세계를 수집하는 일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 그리고 그 점이 가장 놀라운 것일지도 모른다. 본질적으로 사진은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이다.
아마도 압축과 팽창이 작업을 계속하다 보면 과거와 비교 할 수 없는 거대한 사진이라는 빅 데이터가 무엇을 욕망하는지를 전에 없던 관점에서 보여줄 수도 있을지 모른다. 게다가 거기에 잠재되어있는 사회적 무의식을 날카롭게 폭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아마 작업의 목표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사진, 또는 예술의 흥미 있는 지점은 원래의 목표와 아무 상관 없는 지점에서 그 진면목을 드러낸다는 것이니 “큰 거 한방”을 터트릴지 누가 알겠는가? 아마도 심사위원들은 그 점에 설득당했을 수도 있다. 압축과 팽창이 자신들의 게임을 잘하기를 빌기로 하자. 어차피 셔터는 눌러졌으니까.
(끝으로 선정되지 못한 나머지 3팀도 지속적으로 작업을 잘해나가길 바란다. 그들이 선정되지 못한 것은 그저 운이 좀 따르지 못했을 뿐이다. 작품의 수준도 모두 높았고 가능성도 많았다. 나를 포함해 누구의 작품에나 있는 약점은 스스로 잘 알테니 알아서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심사위원을 대표해서 강홍구 씀